[4일차] 하이캠프 ➔ 뷰포인트 ➔ 시딩 (3,570m ➔ 4,100m ➔ 1,700m)
새벽 2시 반, 알람 소리에 간신히 눈을 떴다. 가져온 온갖 옷을 온몸에 무장하듯 껴입고 야심 차게 별 사진을 찍으러 나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처참한 실패. 😭 오랜만의 야간 촬영이라 초점 무한대를 미리 맞추는 것도 깜빡했고, 야심 차게 챙겨온 미니 삼각대도 제 역할을 못 했다. 무엇보다 칼바람이 너무 매서워서 20분 이상 밖에 서 있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결국 적당히 타협하고 방으로 돌아와 대충 짐을 챙겼다. 새벽 3시 반, 최종 목적지인 뷰포인트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중간중간 사진을 찍느라 예상보다 지체되긴 했지만, 다행히 해가 뜨기 전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사실 올라가는 과정은 추위도 잊을 만큼 황홀했다. 고개를 들면 마차푸차레 위로 은하수가 강물처럼 흐르고 있었는데, 단언컨대 내 평생 걸었던 길 중 가장 아름다운 길이었다. (이전까지의 내 인생 최고 스팟이었던 라다크 판공초 메락 마을이 밀려나는 순간이었다.)
뷰포인트에 도착해 따뜻한 짜이 한 잔을 손에 쥐었다. 동쪽 하늘 위로 붉게 떠오르는 해를 보며 말 그대로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풍경을 더 눈에 담고 싶었지만, 워낙 걸음이 느린 편이라 남들보다 조금 서둘러 하산을 시작했다.
오전 8시 반에 겨우 하이캠프 숙소에 도착해 아침을 챙겨 먹고, 곧장 최종 하산지인 시딩(Siding)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반까지, 무려 고도를 1,850m나 낮추는 대장정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수천 개(체감상 대략 만 개는 되는 것 같은)의 계단을 7시간 동안 끊임없이 내려가야 했다.
평소 일할 때는 하루에 1,000걸음도 안 걷는 극단적인 저질 체력인데, 후반부에는 정말 스틱 없이는 한 발짝도 떼지 못할 만큼 다리가 풀려버렸다. 오직 정신력 하나로 버티며 내려와 겨우 시딩 지프 포인트에 도착했다. 말은 한마디도 통하지 않았지만, 다행히 친절한 현지 친구들의 도움 덕분에 무사히 포카라로 돌아오는 지프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지옥 같던 하산이 끝나고 마침내 포카라 안착! 정신력으로 모든 걸 이겨냈다는 뿌듯함과 안도감이 밀려왔다. 저녁은 고민할 것도 없이 윈드폴로 직행해 삼겹살 2인분을 혼자 폭풍 흡입하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최고의 하루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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